8년차 호텔리어 일기장

8년 차 호텔 프런트 데스크 호텔리어로 근무하며 겪었던 진상 고객들 (서비스직 근무 그리고 분노 유발자들 상대 방법)

요리하는 호텔리어 천재 이대리 2023. 2. 22. 19:57
호텔 프런트 데스크 업무 직무 PMS 산하윙스 WINGS

호텔리어 천재 이대리의 호텔 프런트 데스크 근무 일기장

오랜만에 포스팅합니다.

안녕하세요 호텔리어 천재 이대리입니다.

1주일 1포스팅을 해야지 생각했지만 너무나 게으른 성격 탓에 몇 달 만에 포스팅하는지 모르겠어요

호텔 일이 바쁘단 핑계로 소홀했습니다.ㅜㅜ 부지런하자!

저는 현재 8년 차 호텔리어로서 호텔 프런트 데스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여태껏 수많은 고객들을 만나보고 서비스해오면서 다양한 부류의 고객들을 만났습니다.

그중에서도 지난주 겪었던 아주 피곤했던 진상 고객에 대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제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호텔은 지리적 특성상 공항에 인접하여 다양한 국적의 인바운드(In-bound) 단체 고객이 방문합니다. 태국, 중국, 인도네시아, 서양권 등등 국가에서 오시는 손님들을 보면 편하게 세계여행하는 기분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저를 분노하게 만든 사건은 지난주 토요일 시작되었습니다.

범인은 대만 국적의 인바운드 단체 고객들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오전 7시 호텔 출근~오후 4시까지 근무였습니다.

주말 공휴일은 언제나 그렇듯 호텔 예약률이 엄청 높아서 오후 2시부터 체크인하시려는 예약 고객들로 엄청 붐비곤 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바쁘게 근무하다 보니 주말 근무가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금방 지나 오후 4시! 간절히 퇴근을 기다리고 있던 시간.

투숙 중이었던 대만 국적의 인바운드 여행사의 가이드로부터 전화가 왔답니다.

그는 제게 너무나도 당당하게

"내일 체크아웃 하기 전에 저희 대만 손님들 40명과 치킨 먹을 수 있는 장소를 빌려주세요"

이게 무슨 개똥같은 소리인가.

1인 1닭이면 치킨 40마리에 맥주까지 마실 것이 분명한데

저는 호텔 프런트 데스크 선임 근무자로서 상황 판단을 신속히 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희 호텔과 첫 거래하는 신규 거래처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호텔 경험을 실어줘야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은 단 1초뿐.

호텔 전체를 풍길 기름 냄새와 맥주 냄새, 술도 마셨으니 자연히 뿜어져 나올 고성방가와 담배 연기 등등.

저는 단호히

"죄송하지만 안됩니다."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한 번 거절했으면 끝인 줄 알았는데 이번엔 가이드 여행사의 대표라는 사람한테서 또 전화가 와서

계속 장소만 빌려달라고 애걸복걸 하였습니다.

조용히 2시간만 빌려 사용하고 뒷정리도 깔금하게 치우고 원상태로 정리해 놓겠다고.

저는 도저히 그 말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또 단호히

"죄송히지만 안됩니다."

가이드한테 한 번.

가이드 여행사 대표에게도 한 번.

총 2번의 거절을 하였습니다.

(제발 오늘 밤만 조용히 자고 내일 일찍 체크아웃 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때.

이 여행사를 담당하는 호텔 세일즈 지배인으로부터

예치금 100,000원에 레스토랑을 대관해 주겠다는 희한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그렇게 힘들게 거절해놓았는데.

상황 핸들링하고 고객 체크인 받고 프런트 데스크 정리해놓고 저는 오후 6시 늦은 퇴근을 하였습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제발 조용히 치킨만 먹고 깨끗하게 정리까지 해놓고 나갔으면 좋겠다."

약간의 휴식을 취하고 오후 10시 즈음.

도저히 이들을 믿을수 없어서 불안한 마음에 대관 장소를 가보기로 했답니다.

호텔 프런트 데스크 업무 직무 PMS 산하윙스 WINGS

아니,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저희 호텔에는 레스토랑 가는 길에 부대업장으로 편의점이 있습니다.

호텔 편의점 출입구에 떡하니

대만 사람들 본인들 마음대로 편의점 내부의 테이블을 밖으로 빼와서 편의점 입구 앞에서 술과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행동인가.

저는 그 순간

분노조절장애자로 돌변했습니다.

호텔을 이용하시는 고객들이 이용에 불편하실 수 있고 뿐만 아니라 고객들에게 비추어질 호텔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너무 스트레스 받는 장면이었습니다.

"쫓아내자"

저는 당장 저 대만 손님들에게 찾아갔습니다.

제가 중국어를 못해서 영어로 당장 치우고 돌아가라고 이야기하였지만

도통 말을 듣질 않더군요.

내 눈으로 치우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 저들 앞에 가만히 서있었답니다.

그로부터 20분 후.

"SORRY"

이 짧은 말 한마디 하고 정리하고 물러가더군요.

이들이 머문 자리에는 역시나 맥주캔과 소주 병, 담배, 침 뱉은 자국이 난무한 현장이었답니다.

이렇게 편의점 대만 손님들 사건을 정리하고

레스토랑에 가보니

이건 뭐.

사방 천지에 기름냄새와 닭 뼈들 이 돌아다니고 맡아도 취할 것만 같은 온갖 술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그 자리에 가이드가 보이길래 찾아갔습니다.

"가이드님. 이용 시간 준수하시고 반드시 사용한 자리는 깨끗하게 원상복구 시켜놓으세요. 그렇지 않으면 페널티 받습니다."

가이드한테 얘기하니 돌아온 답변은 저를 2번 분노조절장애자로 만들게 했답니다.

" 호텔에서 달라는 대로 페널티 줄 테니 치워주세요 "

이 말을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서 저는

"돈이고 뭐고 다 필요 없고 안 치우고 가시면 앞으로 가이드님과 거래하기 어렵겠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이 펼쳐질 것 같아서 대관 자체를 거절하였으나 호텔 세일즈 지배인은 깨끗이 치우고 가겠다는 가이드의 말만 믿고 쉽게 대관을 허락하였는지 너무 의문이었습니다.

그래도 약속한 이용 시간은 지켜주었고 정리는 본인들이 해줘서 큰 사태까지는 피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오늘 하루가 끝이 날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오후 11시 즈음. 프런트 데스크에 들러 근무자에게 특이사항은 없었는지 확인해 보니

1041호에서 소음이 너무 심해 주변 손님들이 잠을 못 주무신다는 컴플레인이 여러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1041호는 그 가이드 객실이라 객실로 올라가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에 내리자 마자 이미 10층 전체에 왁자지껄 소음이 난무한 현장이었습니다.

침착하자.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그때 가득 채워진 술잔을 들고 가이드가 문을 열어줬습니다.

1객실에 20여 명의 대만 손님들이 술판을 버리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미 양옆에 객실에 투숙 중이시던 손님들은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주무실 수 없어 룸 체인지 하시던 중이었습니다.

"당장 각자의 객실로 돌아가세요. 심야 시간에 소음 컴플레인이 너무 많아 도저히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웬만하면 화내고 싶지 않았으나 그 좁은 객실에 20명의 대만 사람들이 술판을 버리고 고성방가하는 모습은 정말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이드는 죄송하다며 조심하겠다고 신신당부를 하였습니다.

제가 이대로 내려가면 또 시끄러운 술판이 이어질 것 같아 문이 닫히자마자 문 앞에서 10분 더 지켜보고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역시나.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시끄러운 술판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젠 초인종 에티켓도 필요 없다.

문을 세차기 두드리고 가이드님을 연신 불렀습니다.

저는 이자리에서 술판을 해산시키고자

1041호 문 틀 위에 올라 서서 문을 못 닫게 해놓고 빨리 각자 객실로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그제야 한 명씩, 두 명씩 조용히 나가더라고요.

이렇게 매너 없이 호텔을 이용하는 손님들도 오랜만에 겪었답니다.

가이드가 하는 말이

" 오늘은 특수한 날이라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 주세요. 죄송합니다."

이 말을 듣고 각자 객실로 돌아가는 모습까지 본 후 저는 철수하였습니다.

참 조용할 일 없는 호텔리어의 일상이랍니다.ㅎㅎ

이날 발생했던 모든 사건들은 상부에 결재 올렸고 향후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계획해야 하겠습니다.

호텔리어로서 호텔에 근무하는 일이 사실 이런 짜증 나는 일도 많고 가끔은 분노조절장애자로 돌변하게 하는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일상이 지루할 틈이 없는 일이 또 호텔리어로서 근무 아닐까 생각합니다.ㅎㅎ

(긍정적으로!!)

최근 가장 잊지 못했던 호텔리어로서 진상 고객 에피소드였습니다.

호텔리어 천재 이 대리는 다음에 호텔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나 호텔 프런트 데스크 근무를 희망하시는 분들에게 유익한 호텔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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